[스페이스 소] D-2 방소윤의 «Polymorph the Night», 낯선 초상의 눈동자

Polymorph the Night | 2024. 10. 31 - 11. 30

2024. 11. 28.

Polymorph the Night

방소윤

Bang Soyun

SPACE SO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 242, 5F

2024. 10. 31 - 11. 30

11:00 ~ 19:00

Tuesday - Saturday

방소윤 작가의 개인전 «Polymorph the Night»이 오는 30일까지 스페이스 소에서 이어질 예정입니다. 마지막까지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재해석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디지털 사고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장면에 더 큰 당황스러움을 드러내며 인간적이지 못한 결과물을 제시한다. 복수의 재해석으로 생성된 2세대 이미지들의 특징은 대형 회화 작품 ‹Have you been seeing me as I have been seeing you?›에서 명징하게 드러난다. 제 자리에 있어야 할 텍스쳐들은 완전히 길을 잃고, 대상의 경계도 모호해져 버린다. 디지털 재해석이 이루어지는 동안, 방소윤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의 재해석을 수행한다. 원본 이미지를 두고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물감 드로잉을 계속해서 그려내는데, 이는 물질이 운반해야 할 비물질적 특성을 손끝으로 의식해 내는 동물적 훈련에 가깝다.

«Polymorph the Night» 전시 서문 중

방소윤_Have you been seeing me as I have been seeing you?

2024

acrylic on canvas

175 x 175cm

전시장 중앙에서 모두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작품 ‹Have you been seeing me as I have been seeing you?›(2024)는 "내가 그대를 보듯. 그대도 나를 보았소?" 라는 뜻의 낭만적인 문장을 제목으로 두고 있습니다. 방소윤 작가는 데이터 기반의 이미지 프로세서에서 생성된 예상치 못한 결과물을 일종의 디지털 상상력으로 받아들이고, 낯선 초상의 눈동자로부터 영원한 시간을 뛰어넘는 연대와 사랑의 감정을 떠올렸습니다.

‹Polymorph› 시리즈를 통해 신비함을 담은 도상과 함께 회화적 표현에서도 방소윤 작가의 새로운 시도를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상의 매끈하고 빛나는 이미지를 회화로 옮기기 위해 작가는 에어브러시 페인팅의 방식을 활용합니다. 아주 미세한 아크릴릭 입자를 공기 중으로 분사하고, 색의 입자들은 허공을 날아 표면에 안착하여 고화질 디지털 텍스처를 물질적으로 구현합니다. 작가는 스트로크의 개념이 없는 에어브러시의 방식으로 작업을 하면서도 순간의 손동작을 다르게 하여 독특하고 몽환적인 제스처를 만들어내는데, 이러한 회화적 표현은 ‹The portal in obscurity›(2024)와 ‹Multiple tissue›(2024) 등의 작품에서 극대화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