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서사의 확장 단계를 넘어서면 작업은 좀 쿨해지는데, Live Rust에선 ‘시간’과 ‘몸’을 인지한 때였다. 지난한 공정과 노동을 전제로 하는 이 프로젝트를 수년간 이어오다 보니 이젠 형강이건, 방청 페인트건, 기표-서사 이런 것이 아무렴 어떠냐는 생각이 든다. 더 크고 더 무거운 형강으로 더 큰 화면을 만들어보자는 욕심도 사라졌다. 다만 내가 구축하는 이 적갈색의 오돌토돌한 화면이 얼마나 깊은 시공으로 확장해 나갈지 그것이 화두다."
작가노트 '지평선 너머 타원의 경계' 중
‹Live Rust-Odyssey› 연작은 기존에 이어오던 ‹Live Rust› 프로젝트에 우주적 시공간에 관한 상상력을 더해 확장한 작업입니다.
Byun Sanghwan_Live Rust-Odyssey 25005:H200 (α)
2025
anti-corrosion paint on paper, section steel
70 x 200cm
전시장에 펼쳐진 붉은 형상들은 모두 고유한 형태의 빈 공간을 지닙니다. 이처럼 ‹Live Rust-Odyssey›의 전개로 생겨난 α(알파), β(베타), 혹은 γ(감마), δ(델타)이미지들은 같은 궤적을 공유하지만, 서로 대응는 빈칸을 지녀 완전한 하나로 포개어집니다. 작가는 깊은 우주 속 웜홀을 사이에 두고 이편과 저편의 세계가 공명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이러한 변주를 이루어냈습니다.
도시에서 얻어진 3차원적 감각을 지구, 즉 인간 세계 너머 고차원의 시공으로 쏘아 올리면서, 변상환 작가는 궤적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에 충실했던 초기 이미지에 조형적 기교를 더해 ‹Live Rust›의 미학이 지니는 정교한 아름다움을 극대화했습니다. 이는 "좋은 예술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것을 새롭게 감각하고, 그로부터 질문을 끌어내며 사고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는 그의 믿음과도 이어집니다.